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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은 직장 생활을 안 해봐서 우리 사정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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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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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직을 성직(聖職)으로 여기고 존중해 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 자체보다 직분이 지닌 무게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목사는 평범하고 연약한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아무나 쉽게 세울 수 없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지식으로서의 신학뿐 아니라 인격의 훈련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날은 공간을 격리한다고 해서 세상과 단절될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더군다나 목사는 가정을 꾸리고 성도들과 같은 일상 한가운데서 부대끼며 살아갑니다. 세속의 유혹에 더 깊이 노출되어 스스로를 끊임없이 돌아봐야 하지만, 반대로 성도들이 겪는 세상살이를 가장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한 성도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직장 생활을 안 해봐서 우리 사정을 몰라요!”

 

이 말의 속뜻은 내 마음을 알아달라는 호소일 것입니다. 그런데 직장 생활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한 번은 생각해 보고 정리해야 할 내용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목회 기간 동안 성도들의 삶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사역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이 이렇습니다.

 

첫째, 겸손하게 그 사실을 인정하자. 삶을 살아가며 만난 수많은 성도의 치열한 삶을 보며,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과연 견뎌낼 수 있었을까' 싶을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둘째, ‘과연 나는 직장 생활을 안 한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16년 부교역자 생활을 하면서 다섯 분의 담임목사를 모시며 때론 개척교회 1인 부교역자로, 또 많게는 10명이 사무실을 함께 쓰는 부목사 생활을 했습니다. 교역을 직장 생활에 빗대어 말하면 너무 세속적인 것 같지만 사람이 모인 곳의 인간관계, 업무 관계의 속성은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 세상에서 직장 생활을 안 해 본 것을 역설적으로 감사하자. 왜냐하면 성도들의 형편을 인간적으로 너무 깊이 헤아리다 보면 자칫 마음이 약해져, 선포해야 할 하나님의 진리를 현실과 타협해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하나님이 예언자(선지자)를 부르실 때 세상 속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을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님께 못하겠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세상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결국 자기들의 생각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목숨 걸고 외쳤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만이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그 고민을 덜 하게 된다면 그것은 되레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가끔 목사님은 우리의 사정도 모르고 저런 말씀을 한다.”라는 생각을 성도들이 할까 봐 잠시 주춤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의 삶을 품으며 타협 없는 진리를 전하는 것이 나에게 부여 된 위치일 것입니다.(2026.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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