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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 실패하면 용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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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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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교회 목회자 컨퍼런스(이하, 목컨)는 매년 5, 10월 두 번 있습니다. 목컨은 가정교회 목회자들이 자신의 사역지에서의 가정교회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답을 얻는 시간이 됩니다.

  저도 역시 목컨에서 삶공부를 하나씩 배워갔고, 나와 우리 교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갔습니다. 무엇보다 참석할 때마다 희미해지는 가정교회 스피릿을 명확하게 할 수 있었고, 어긋난 방향을 수정할 수 있었던 것이 컸습니다. 20회 이상 목컨에 참석했지만 여전히 목컨에서 받는 도전과 깨달음은 큽니다.

  이번 목컨에서 N 목사님의 사례발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보통 사례발표는 성공 사례발표인데 이번 발표는 실패사례였습니다. 1천 명의 청중 앞에서 이런 사례도 발표하는 가정교회 문화가 놀랍기도 하지만, 국제적인 망신이라는 사모의 말에도 불구하고 다른 목사님들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실패도 말할 수 있는 목사님의 순종과 용기와 문화가 더 감동이었습니다.

  나에게는 N 목사님이 이런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부터가 충격이었습니다. 가정교회에서 만난 교단 후배 목사님이기에 더욱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교회는 모범적인 개척 가정교회로 알려져 귀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명 기독출판사에서 한국교회를 위해 이 교회의 목자목녀 간증집은 꼭 필요하다며 출판했고, 가정교회 내에서는 꽤 많이 보급되어 나의 서재에도 손닿는 곳에 꽂혀있습니다. 목사님은 교안 내용 중에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3.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2/5의 목자목녀가 교회를 떠남 태어나서 지금까지 60이 넘게 살아오면서 가장 고통스런 경험 그런 일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아무런 증상이 없었음

  사건 이후 목사님은 하나님이 이제 목회를 거두시나 하는 두려움이 생겼고, 버젓이 가정교회 집회에 자기 교회 간증집이 팔리고 있는 것을 볼 때는 너무 죄송했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부끄러워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떠나지 않고 남아있는 교인들에 대한 감사보다 나서주지 않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분노로 바뀌는 것을 경험했고, 불면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러다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나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의외의 사례발표에 놀랐고 너무 마음이 아파 그 여운이 계속 남았습니다.

  사례발표 후에 우리 교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크게 뜬 교회가 우리 교회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목사님 다음 차례로 청소년 목장에 대해 우리 교회 서민후 목사님이 발표하였는데 큰 반응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물론 누구보다 우리 교회를 잘 아는 저로서는 그분들의 평가가 황송하기 짝이 없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최근 우리 교회는 유치부, 초등부, 청소년부 할 것 없이 기특하고, 싱글목장의 청년들은 밝고 의젓하고 희망적이고, 싱글 장년 할 것 없이 목자목녀들은 헌신은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그런 일이 우리 교회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안 되지만, 그 교회 또한 그런 일을 상상할 수 없는 교회였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그리고 무엇보다 아직도 그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는 목사님의 말씀이 안타까움을 넘어 긴장해야 할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작전에서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맥아더 장군이 했다는 말을 군대에서 자주 들었습니다. 전투의 더 큰 승리를 위해 효과적인 작전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포도원을 허물려는 여우(2:15)에 대한 경계도 절대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기게 해주셨습니다.(202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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