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의 필살기야" -서민후 부목사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4-12-14본문
제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넘어가던 시절 즈음으로 기억이 됩니다. 당시 대한민국 초중고생들을 발칵 뒤집어 놓은 비디오게임이 있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라는 게임입니다. 각 스테이지마다 만나는 캐릭터를 쓰러트리고 끝판 대장인 사가트를 이기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끝판 대장까지 가는 게 어려웠던, 게임을 잘 못하던 아이였습니다. 게임을 하다가 누가 옆에서 100원을 넣고 도전을 하면 제대로 이겨본 적이 별로 없었던, 게임을 그렇게 잘 하지 못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다가 게임계의 고수인 친구를 오락실에서 사귀게 됩니다.
이 친구와 친해져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딱 한 가지, 스트리트파이터 게임을 너무 잘하는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화려한 플레이에 감탄사 “우와 우와, 진짜 잘한데이. 어떻게 하는 건데” 하면서 그 친구를 열심히 응원 했습니다. 그러면 친구는 꼭 한판을 이기고 나서 저에게도 기술을 가르쳐주면서 저에게 해보게 합니다. 제가 그 판을 져도, 3판 2승제이었기에 마지막 판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친구에게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저는 이 친구에게 여러 기술들을 배우게 되었고, 드디어 이 친구가 쓰던 콤보 필살기를 익히게 됩니다. 콤보 필살기를 익히게 되니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도전해 오는 도전자들에게 지는 법이 점점 없어지게 되더군요.
필살기라고 하는 것은 확실한 효과가 기대되는 비장의 기술 같은 것입니다. 특히 위기의 순간에 그 위기를 벗어날 확실한 무기가 되는 것을 필살기라고도 하죠. 그런데 이게 스스로는 익히기가 참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얻어진 필살기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상황에도 두렵지 않고 어떻게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줍니다. 필살기는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능력입니다. 기술입니다. 그래서 익히기가 어렵습니다.
최근에 마가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과 동행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는데 예수님이 이들에게 필살기를 전수하시면서 이들을 필살기로 삼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맨날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능력을 체험하면서도 예수님을 잘 알아보지 못하고, 푸념하고, 유령이라 하고... 실수투성이 같은 제자들인데 예수님은 계속 이들과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제자들이 조금씩 조금씩 예수님을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건 이후, 주를 위해 충성하며 희생하며 살아냅니다. 그 결과가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는 오늘을 선물 해준 것이지요.
세상적인 관점에서의 필살기는 훌륭한 기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화려한 스펙, 권력, 경험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의 필살기는 하나님의 택하심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셨고, 하나님이 “넌 나의 필살기야”라고 하시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필살기가 되어 영혼을 지옥 입구에서 끄집어 낼 수 있는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필살기입니다. 그렇기에 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와 동행하시며 우리를 도우십니다. 찬양 중에 이런 가사가 있죠.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함 없네~” 우리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도록 믿음을 주셨기에 능치 못할 일이 없는 필살기를 획득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필살기로 살 수 밖에 없는 운명(?), 아니 사명을 가진 자들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혹 자신의 연약함에, 풀리지 않는 상황과 엎치고 덮치는 것 같은 문제로 낙심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필살기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오늘도 세상에 내 보내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넌 나의 필살기야!” 그리고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하나님의 필살기입니다.(2024.12.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